[Why?]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회/경제 이슈에 대해서 자유롭게 원인을 파악해보는 과정을 기록하는 시리즈 포스트입니다.
필자는 행복한, 건강한 삶에 관심이 많으며, 삶이 불행하고 건강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하는 자살이라는 현상에 대해 항상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살과 관련하여 놀랍고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 압도적 자살률 1위 국가라는 것이며, 이러한 수치가 나타나게 되는 원인이 궁금하여 본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 현황
-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38개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10만명당 24.6명, 19')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보다 2.2배 높은 수치이다.
-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았으며, 여성보다는 남성의 자살률이 높았다.
-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순위가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40, 50대에서는 사망원인 순위 2위로, 1위는 암이다.
- 남성의 자살률(10만명당 35.5명)이 여성의 자살률(10만명당 15.9명)의 2.2배이다.
- 지역별로는 충청남도가 제일 높았으며(10만명당 35.5명), 세종시가 가장 낮았다(10만명당 18.3명). 서울특별시의 경우 19.2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동기별 자살 현황
- 동기별 자살 현황의 경우, 정신적/정신과적 문제(38.4%), 경제생활 문제(25.4%), 육체적 질병 문제(17%) 순으로 많았다. (경찰청 변사자통계, 2020)
- 청년층의 경우,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장년층의 경우 경제생활 문제 비중, 노년층의 경우 육체적 질병 문제 비중이 높았다.
- 경찰청 변사자통계를 살펴보면 원인 항목이 가정/경제생활/육체적 질병/정신적, 정신과적 문제/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남녀문제/사별문제/학대, 폭력 문제/기타/미상 의 10개로 이루어져있다.
- 자살은 보통 복합적인 이유가 있기에 분류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도 모호한 기준 분류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가장 높은 원인인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가 굉장히 포괄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 실제로 담당부서인 수사운영지원담당관 킥스운영계에 직접 문의해서 알아본 결과, 원인 항목 분류에 특별한 가이드라인은 없고 10개 항목 중 수사관 재량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자살생각 현황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성인의 자살생각 현황을 성별/연령/지역/건강상태/고위험음주/스트레스/우울감/평균수면시간/가구형태/소득수준/교육수준/경제활동상태/직업 등에 따라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다.
이중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변인은 '우울감 경험' 이었다.
우울감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이다.
자살사망자 심리부검 분석 결과
보건복지부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과 함께 최근 7년간(2015~2021) 자살사망자 801명의 유족 9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부검(Psychological Autopsy) 면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 자살사망자는 스트레스 사건 발생 뒤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 또는 악화하여 자살에 이르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리부검 대상 자살사망자 중 상당수(801명 중 710명, 88.6%)가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 자살사망자가 대부분 스트레스 사건 이후 악화된 특징을 보인 가운데, 82%가 우울장애, 33%가 중독장애, 22%가 불안장애를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망 전 경험한 스트레스 사건 분석 결과, 자살사망자 1명당 평균 3.1개의 사건을 동시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사건은 부모·자녀 등 가족관계(60.4%), 부채·수입 감소 등 경제문제(59.8%), 동료 관계·실직 등 직업문제(59.2%)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자살 프로세스
앞서 살펴본 자료들을 정리했을때 자살에 이르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스트레스 사건 발생 및 누적 -> 정신건강 문제 발생 -> 정신건강 문제 악화 -> 정신건강 문제 치료 실패 -> 자살 생각 -> 시도 -> 자살
'정신건강 문제' 는 우울증으로 대표되며, 우울증 환자의 약 70%가 자살을 생각하고 10~15%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다고 한다.
가설
정신건강 문제 발생률이 높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중 가장 높았다.
우울증 발생 원인의 경우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스트레스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과잉 분비하며, 뇌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올라가면 뇌 세포가 손상되 감정을 만들어내고 조절하고 통제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이러한 뇌 기능 이상은 우울증과 불안증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정신건강 문제 발생률 = 스트레스 유발 사건 발생률(외부적 요인) x 사건에 대한 스트레스 수용률(내부적 요인)
위 식에서 스트레스 수용률이라 함은, 스트레스 유발 사건을 마주했을 때 본인이 얼마나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지이다.
나는 위 두가지 드라이버 중 스트레스 수용률이 좀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사람마다 같은 사건을 마주해도 그 사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는 내부적 요인이며, 사회 / 정책적인 측면에서 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분야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신체 및 정서 관련 건강교육의 국외사례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에 비해 국내 교육과정은 정서적인 건강을 강조하고 있지 않으며, 세부 목표와 커리큘럼들이 체계적이지 않음.
캐나다의 경우 ‘신체활동의 가치’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 웰빙’을 각 학년군에서 다루어질 핵심내용영역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내용에서는 대영역 ‘개인, 사회 및 지역 건강’에서 신체 변화, 감정공감, 안전한 생활, 웰빙, 소속감, 존중 및 공감, 다양성, 정체성, 건강 정보의 평가 및 분석 등의 내용요소를 각 학년군의 수준에 맞게 다루고 있음(ACARA, 2015)
정신건강 문제 치료율이 낮다
치료율의 경우 치료 시도율 x 치료 성공률이라 할 때, 치료 시도율이 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우울증을 앓고 있어도 전문적인 치료나 도움을 찾지 않는 환자 비율이 전체의 65~75% 나 된다고 한다. 또한 우울증 치료 접근성은 외국의 20분의 1로 세계 최저라고 한다.
치료 성공률의 경우에도 한국은 11%로 낮으며, 미국의 우울증 치료율(66%)에 비하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낮은 의료 접근성 및 치료율에 대한 원인으로 대한신경과학회는 항우울제 처방 규제와 우울증 심리치료가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것을 꼽았다.
Reference
- 2022 자살예방백서, 보건복지부
- 2021 경찰통계연보, 경찰청
-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7599
-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10421
-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657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196882&memberNo=25786904
- http://samsunghospital.com/dept/medical/diseaseSub03View.do?content_id=214&1&DP_CODE=CIC&searchKey=I&est=I&ds_code=D0004582
- 이슈 페이퍼 - 신체 및 정서 관련 건강교육의 국외사례 비교 분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http://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19
'Why?'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y?] MR 기기 비즈니스는 왜 실패했을까? (0) | 2023.05.22 |
---|---|
[Why?] 에어퍼스트가 글로벌 PEF의 인기 매물이 된 이유 (0) | 2023.05.12 |
[Why?] 왜 기업들은 전략 컨설팅을 이용할까? (0) | 2023.04.26 |
[Why?] 왜 프로게임단은 적자에 허덕일까? (0) | 2023.04.26 |